익산 story

익산 가볼만한 곳 [여산 동헌 설경]

잼난샘 2018. 1. 19. 23:55



눈발이 흩날리는 날

익산시 여산면에 있는 동헌을 찾았다.

여산은 작은 시골 면사무소 소재지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 동헌이 있다는 사실이 궁금할 수도 있다.

도시의 발전을 보면 교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조선시대에는 수로와 육로의 요충지에

시가 되었다.

여산은 조선시대 호남지방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그것이 바로 이곳에 동헌이 있게된

요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도 1번국도가 지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산 동헌에 가면 동헌 건물도 있고

건물 옆에는 대원군 척화비,

김육 불망비(대동법 시행, 영의정)도 있지만

마당 가에 서있는 느티나무에 관심이 끌린다.



9월에 답사팀들과 같이 갔을 때 모습과

눈 덮인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그렇지만 아름다움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무성할 때는 그 나름의 멋이 있고,

설경은 그 또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추정해 보면 500년은 되었을 나무이다.

지나온 500년을 이곳을 지키며

권력이 집행되는 현장의 모습과

민초들의 삶을 보아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경외감이 들 수 밖에 없다.





동헌 바로 아래에는 백지사지(白紙死址)가 있다.

그 아래에서 본 동헌 느티나무


 

백지사지(白紙死址)는

대원군 집정시기인 1868년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되었던 곳이다.

얼굴에 물을 뿌리고 백지를 여러 번 거듭해서 붙여

질식사 하도록 한 것이다.

눈이 오는 날 보니

당시의 처절함이 더욱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9월에 답사팀들과 찾았을 때

백지사지의 모습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동헌의 설경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곳은 아름다움만 있는 곳은 아니다.

민초들의 서러움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은 그런 것 같다.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지만

꼭 아름다움만을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가끔씩은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아픔을 들춰보기도 한다.